2010년 6월 11일 금요일

혼자 일어서기 pt.1

학교는 입학하자마자 나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가져다주었다.

학교는 나의 상식, 망상과 책에서 읽은 지식과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의 학교는 급격하게 변하는 산업구조에 휘말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편집과 그래픽 디자인에 치우쳤던 강의방향이 산업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지자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냥 되는 대로 이것저것, 다 하라고 하고 있다. 깊이라고는 없이, 그냥 분야를 소개해주고 워크샵을 하는 수준.

이제 학교는 충분한 새로운 가르침과 대안으로의 길을 제공하거나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책임과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중심을 잡아야 하고 인사가 더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하며 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혁명은 학교의 몫이지, 학생의 몫이 아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

결국 그렇고 그런 사회에서, 학교는 너무 낡았고 괴사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학교가 마련해주는 길? 그런 건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제 모든 길은 내 손으로, 아무 것도 쥐어지지 않은 맨손으로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걸 안다.슬픈 일이다. 학교가 나에게 모든 것을 베풀어줄 수는 없지만 나를 도와주거나 이끌어줄 수는 있다. 이제는 그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만큼 더욱 독하게 공부하고, 실험하고 축적해야 한다.

많은 공부와 자료수집을 하고 있다. 공부를 하면 할 수록 학교라는 프레임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었겠나 하는 회의감이 든다. 옆의 친구를 따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이라든가, 점수라든가, 그런 것들이 동기가 되어 공부하게 된다면 그런 프레임 아래에서 배운 지식은 모두 쓰레기. 그건 공부가 아니다. 나는 더이상 그런 프레임 아래에서 공부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하고싶은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바닥에 다 펼쳐 놓고, 해매더라도 내가 체계를 만든 다음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

아카이빙, 카탈로그, 위키, 태깅 등으로 가진 리소스들-방법론, 전략과 오브젝트들, 책들-을 소트하고 관리해서 제한된 시간내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첫번째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습관적인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