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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명료한 영화
인셉션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명료한 영화였다.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업을 별로 보지 않아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잔재미라는 것이 별로 없는 영화구나, 하는 느낌도 있지만 그 이전에 압도당하는 연쇄폭발의 구조는, 충분히 '나의 모범 각본 리스트'에 넣어봄직하다. 작품에서는 많은 플래시백이 있지만, 영화상에서의 플래시백 자체가 단절의 형태가 아니라 주제에 들어맞게 매우 자연스러운 관계로 작품의 주제를 더 강화한다. 전체적으로 구조가 매우 깔끔한 영화다. (그렇다고 지저분하거나 지루한 영화가 싫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시대는 이런 영화를 원하는 듯하달까...)
인셉션은 약 두시간 반의 적지않은 스크린타임을 가진 영화다. 하지만 영화는 지루할 틈을 느낄 수가 없다. 영화는 액자 속의 액자 속의 액자 속의 (...) 액자를 취하기에, 나는 보던 중간에 맨 처음의 액자틀 (...현실...또는 모를!)이 어떤 모양인지 10분동안 더듬어서야 기억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헷갈림'과는 다르다. 영화는 머리 속의 왜곡된 타임라인을 설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사실 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등장인물들의 타임라인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고, 단지 그 타임라인이 확대되고 축소되는 측면은 있어도 전체적으로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에...따라서 나의 영화를 보던 중의 기억상실 (?) 은, 코브의 대사로 설명이 될 것이다. 꿈은 처음부터 기억되는게 아니라 중반이나 후반부터 기억이 나는 거라고. 이 대사가 맞던가(...)
i-a. 스토리텔링
많은 블록버스터, 스펙터클한 영화들이 이제 2시간이나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가지는 것은 딱히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일이 되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물리적으로 그것은 아직도 긴 시간이다. 영화가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할 수록, 그리고 더 지겹거나 짜증이 나서 목을 축이거나 팝콘을 씹어 넘기게 되는 만큼 우리의 생리적 욕구와 어두운 극장에의 탈출 욕구는 강해질 것이다...인셉션은 집중력있는 전개로 그런 것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적어도 나한텐 그랬다.
컴퓨터 그래픽이 발전해서 더 실감나고=디테일한 스토리텔링으로 분절될수록, 러닝타임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화면에서 얻는 것은 스펙터클이지 더이상 스토리텔링 자체나 이야기 그 자체가 아니다. 지미 코리건 같은 만화책만이 그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과도기일지도 모른다. 나는 예언자도, 분석가도 아니기 때문에 미래의 영화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 나는 사실 게임이 영화를 대체하리라 생각했었지만 먼 미래의 이야기- 영화 제작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 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 사람들은 움직이는 병풍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다.
ii. 머리 안쪽 세계 보여주기
현실과 가상이라는 주제는 이미 매트릭스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들에서 충분히 다루어졌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셉션은은 좀 더 상세한 주제에 집중한다. 매트릭스가 가상 공간의 스펙터클의 개척과 가상이라는 철학적 주제에 천착했다면, 인셉션은 가상 세계의 조작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떤 가치평가를 하려고는 않는 듯하다. 그것이 가져다줄 수 있는 패러독스 (,있을 법한) 에 의한 인간의 고통을 보여주면서도, 멋있는 '건축가'들의 활약상또한 보여주고 있다.
ii. 머리 안쪽 세계 보여주기
현실과 가상이라는 주제는 이미 매트릭스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들에서 충분히 다루어졌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셉션은은 좀 더 상세한 주제에 집중한다. 매트릭스가 가상 공간의 스펙터클의 개척과 가상이라는 철학적 주제에 천착했다면, 인셉션은 가상 세계의 조작에 대한 인간의 열망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떤 가치평가를 하려고는 않는 듯하다. 그것이 가져다줄 수 있는 패러독스 (,있을 법한) 에 의한 인간의 고통을 보여주면서도, 멋있는 '건축가'들의 활약상또한 보여주고 있다.
ii-a.디자이너의 꿈과 미래는 인간의 머릿속에?
그런데, 이 작품의 '아키텍트'들은 어떤 면에서는 디자이너-학생들이 꿈꾸는 어떤 모습의 전형을 비추고 있다. 디자이너가 그렇게도 꿈꾸는 조물주의 세계와 인셉션의 건축가들이 공간을 디자인하는 장면을 보라, 이건 디자이너가 꿈꾸던 자신만의 널찍한 ex-공장 스튜디오! 심지어 스케치들을 보드에 붙여놓는 모습까지 보면 이건 커다란 음모가 진행되는 곳이라기보다는 건축 펌이나, 중견 디자인 스튜디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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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내용을 쓰고 싶지만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의 기억이 애매모호하다. 그냥 아래의 토픽이 내가 더 쓰고 싶은 것들(로 추정되고), 내용은 뻔하니 짤막하게 쓰면 될 것 같다.
-인터랙션을 디자인하는 것이 mindhack의 영역까지 갈까?
-만약 그렇다면 디자인의 방법론들은? 윤리적인 문제는? (슬프게도, 나는 여기에 대한 대답을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아바타와 인셉션의 비교 - 마지막의 제임스 설리가 일어나 나이티리? 를 보는 장면, 현실과 가상의 혼동속에서 폐인(..)이 되어가는 장면은 아바타와 인셉션을 같이 묶어 생각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 외의 동시대의 많은 영화들의 비슷한 부분들의 고찰은 현시대성을 짚어보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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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셉션이 'Best movie ever'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좀 경계하고 싶다. 뭐, 잘난척하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아직 많이 못 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놀런의 작품들에 대해 잘 모르니 놓친 부분들도 있었을 것이지만, 어쨌든 이 영화가 가진 것도 있고 가지지 않은 것도 있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것은 '미래'를 세련되고 설득력있게 제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짚어볼 부분이 있는 영화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아무도 '게이머' 따위 영화에 열광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