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4일 화요일

가능한 프로젝트들

1.1 서울의 거리 환경이 만들어내는 분열된 랜드스케이프에 대한 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었는데, 이건 내 능력에서 약간 벗어나는 것 같아 생각만 하고 있다. 어떤 장소의 인상은 내가 사는 동안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어릴 때 뛰놀았던 공간들은 아직도 꿈에서 가끔씩 나오곤 한다. 서울의 기괴한 구조들이 만들어내는 장소들의 인상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것만으로도 서울에 사는 사람들과 나의 미묘한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는 실행력이 없고 이 프로젝트는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다.)

1.2 이 또한 서울에 관한 프로젝트다. 서울의 시각문화를 돌아보는 프로젝트로, '형식의 문제'에 대해 고민한 결과 생각해본 것이다.

'형식의 문제'라는 포인터는, 비록 다른 의미로 누군가가 지정/사용하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규정하는 것은 이렇다. 형식의 문제는 어떤 사물을 디자인할 때 방법론을 설계하기 이전의 단계에 발생하는 어떤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문제이다. 유형학적인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디자인은 완전히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것일 수 없는 사회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양 고대와 중세의 문장학에서 등장하는 많은 상징적 유형들은, 당시의 시각문화에 바탕했을 것이다. 이것은 가장 형식적인 시각예술의 한 형태로 어느 순간 고착되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에도 이런 것이 틀림없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문장학'처럼 정리하고 분류하고 규칙을 만들어놓은 것이 없다. 사실 심오하게 접근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시각문화는, 틀림없이 과도적transitional 형태이다. 하지만 여러 방법론들을 설계해 실험해봄으로서, 어떤 재미있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고 있다.

2. 시들어버린 우주 개발에 대한 프로모션 프로젝트들을 해보고 싶다. 사실 나는 우주개발사에 대해 무지하고, 그 시대의 감동적인 장면들을 보지 못한, 그리고 말과 기록으로만 전해 들었던 세대이다. 내가 그런 것들을 추적하고 이 시대에서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그들의 엔지니어링과 실험들, 디자인들은 다시 돌아볼만한 위대한 것들이다. 단지 가벼워지는 것을 상당히 경계해야 할 것 같은데, 전문적인 지식과 공부가 따라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 될 것 같다.

3. 디자인 툴킷과 방법론들을 계속 만들고 싶다. 빠르게 적용시킬 수 있는 디자인 요소 라이브러리라든가. 장식물들이라든가. 유사-문장학 툴킷도 재미있을 것 같다 (군대에서 늘 봤던). 원초적인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