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9일 목요일

2010-12-09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프로젝트, 모임, 이것 저것

오늘은 오랜만에 매우 생산적인 날이었다.

사실 나는 내가 생각한 수많은 구제할 수 없는 기획들부터 시작하여 (이 전통은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시작된다), 기획이라는 것이 대부분 표류하기 쉽기 때문에 상당히 비관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는데,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라는 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에서 시작하는 자리기도 하였고, 일단 같이 작업을 하게 될 분들이 매우 생각이 오픈된 분들이기도 하셨고. 나의 관심사와도 많은 부분이 일치하는 것이, 사실 이런 기회는 참 잡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상당히 많은 일들이 남았다. 사실 그정도 단위의 개발/디자인을 혼자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를 백업해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많이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 언제나 '잘 해야 한다' 라는 강박관념이 자리하거나, 아니면 '이건 진짜 하기 싫다' 싶은 프로젝트들이 많았는데, 이건 그냥 잘 하고 싶은 그런 프로젝트다. 내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그런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좋은 분들과 작업한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이 기회에 작업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매우 종합적인 디자인 - '유저 익스피리언스' 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환원적인 표현으로 사할 '유저' 가 없기 때문이다 - 과정이 될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을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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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신동혁님과 처음 뵙게 되었다. 이분의 작업이나, 끌어나간 조직또한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반가운 만남이었다. 왠지 어색한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불안함이 있었지만 매우 친절한 분이었고,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도 해 주셨다. 생각보다 나와 나이차이도 많지 않은 분이었고, 공유하는 점들도 많았던 것 같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계속 되뇌이고 있기도 하고, 보는 사람들도 은근 있는 블로그니 쓰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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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만약 내가 주조틀에 떨어지기 직전의 컨베이어 벨트 섹션에 놓여져 있었다면, 그럴 지도 모른다. 디자이너란 직업은 정말 재미있고 좋은 일일 수도 있고, 정말 고통스럽고 짜증나는 일일 수도 있다. 힘을 합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간다면, 디자이너의 이상은 어느정도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조짐들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물 위에 떠있는 백조와 같다고 한다. 하지만 백조가 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가?

모임을 만들고 싶어졌다. 사실 난 학교에 많은 부분 비관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하지만 졸업전시회가 나의 많은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했다. 잘못된 체제와 잘못된 교육이 뛰어난 사람들을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 함께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음을 안다.

학교가 전체적으로 모임이 미디어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미디어보다는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만화가 좋아' 하는 일념으로 모여 즐거운 일들을 했던 나의 고등학교 때처럼, 그런 것이 가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