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한 캔을 들이킨 것이 잉여력을 우주 끝까지 폭발시킬 줄은 몰랐다. 잠을 자야 마땅한 이 시간, 나는 연습장에 열심히 낙서를 하다 또 글을 쓸 거리를 찾았다. 다행히도 지금은 심장 박동수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군대에서는 왜 이런 효과를 단 한번도 보지 못했는지.)
'활자'라는 방법 자체가 한글에 맞지 않는다는 인상이 든다. 어쩌면 초성과 중성, 종성이 가변되는 스크립트 활자를 사용할 수 있다면 가독성이 향상되는 동시에 한글 자체의 원리에만 맞춰 글자를 디자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틀림없이...하지만 슬프게도 읽지는 못했다.)
1단계: 가독성, 시각적인 플로우가 증대되는 패턴을 연구해서 데이터를 산출한다.
2단계: 데이터들에 입각하여 글씨들은 이웃한 글자들에 따라 약간씩 다른 초,중,종성 값을 가진다.
값은 형태일 수도 있고 크기일 수도 있으며 기울기나 굵기일 수도 있다.
3단계: 시각의 각도, 읽기의 지속 시간 등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는 데이터들을 반영하는 글자. (움직이는 글자를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그건 상당히 기괴하다.)
비록 표준에는 벗어나지만, 의미있는 시도가 되지 않을까.
한글의 제 문제는, movable type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못난 후손들 덕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당신은 활자에 대한 생각을 넘어선 전자-망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할 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한글이 활자로 렌더링되는 개념이지, 한글과 활자가 등가의 개념이라는 느낌은 없다. 초성과 중성, 종성이 하나의 글자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완성물이 정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